INSIGHT3차례
제4부 · 한국이 먼저 닫을 수 있는 이유

제12장: 달리는 중, 아직 도착 못함

2026년 3월, 한 국내 IT 전문 기자가 네이버가 새로 선보인 쇼핑 에이전트를 실제 구매자처럼 직접 시연해 보기로 했다. 기자는 에이전트에게 향후 메모리(RAM)를 손쉽게 추가할 수 있는, 즉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게이밍 노트북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국에서 가장 방대한 쇼핑 데이터베이스를 가진 이 에이전트가 내놓은 답은 메모리가 메인보드에 일체형으로 탑재되어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한 모델이었다. 기자가 명확히 요구한 조건의 정반대 제품을 추천한 것이다. 기자가 오류를 지적하며 후속 질문을 던지고 검색 범위를 좁히려 하자, 에이전트는 똑똑해지기는커녕 대화의 맥락 자체를 놓치기 시작했다. 시스템 오류 메시지를 띄우거나, 마치 직전 대화를 잊은 듯 매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같은 제품을 반복 추천하는 식이었다. 기자의 총평은 단호했다. ‘방대한 데이터, 부실한 서비스.’ 자국에서 데이터가 가장 풍부하다는 쇼핑 에이전트조차 한 명의 꼼꼼한 소비자가 노트북 한 대를 안정적으로 사도록 돕지 못했다.

이 한 차례의 시연은 이 장이 시작해야 할 자리다. 앞 두 장이 청사진을 제시했던 만큼, 이 장에서는 차가운 현실의 잣대로 그 청사진을 검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이 민주주의 국가에서 에이전트가 완결형 루프를 완성하기에 가장 좋은 결제 레일과 쇼핑 의식을 갖추었다고 논했다. 그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좋은 조건들 중 어느 것도 아직 그 조건에 걸맞은 수준으로 작동하는 에이전트를 만들어 내지는 못했다. 한국의 거대 기업들은 이 인프라를 실제 비즈니스로 전환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앞서 달리고 있다는 것이 결승선에 다다랐다는 뜻은 아니다. 업계의 레이스가 실제로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어떤 제품이 출시되었고 그 성능은 어떤지, 발표된 수치가 무엇을 보여 주고 무엇을 감추는지를 정직하게 보면, 그 결과는 인프라 조건이 주던 설렘보다 무겁다. 이 장은 이 책이 품은 낙관이 구체적 증거와 부딪히는 자리이며, 그 자리의 승자는 결국 차가운 증거다.

가장 공격적이고 광범위한 전선에 베팅하고 있는 네이버부터 보자.

네이버는 하나의 에이전트만 개발하고 있지 않다. 보유한 다양한 플랫폼 인터페이스 전반에 걸쳐 여러 에이전트를 동시에 만들고 있다. 2026년 2월 말, 네이버는 독립형 쇼핑 앱 ‘플러스스토어’ 내에 소비자가 대화하며 물건을 살 수 있는 대화형 쇼핑 에이전트 베타 버전을 출시했다. 두 달 뒤인 4월 말에는 이와 별개로, 어쩌면 더 영향력이 클 수 있는 핵심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인의 쇼핑 탐색이 시작되는 첫 관문인 네이버 통합 검색창 바로 아래에 ‘AI 탭’ 베타 버전을 붙인 것이다. 네이버는 상반기 안에 이 탭의 정식 롤아웃을 마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네이버는 투자자들에게 자사 플랫폼의 판매자와 광고주를 지원하는 세 번째 에이전트(비즈니스용 ‘에이전트 N’)를 2026년 하반기에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검색, 쇼핑, 판매라는 이커머스 가치 사슬의 각 단계에 전용 에이전트를 배치하고, 이를 단일 생태계 안에서 끝까지 연결하려는 전략이다.

이 야심 찬 제품 포트폴리오 뒤에는 실질적인 자본이 깔려 있다. 2025년 말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네이버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6년부터 인공지능 구동용 그래픽 프로세서(GPU) 구매에만 1조 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를 크게 넘는 액수이며, 네이버가 외부 클라우드 인프라를 임차하던 임시방편을 버리고 독자적인 대규모 자체 연산 능력으로 승부하겠다는 의사 표시였다. 단순한 곁다리 시범 제품에 1조 원을 칩 구매에만 쓰는 기업은 없다. 네이버는 에이전트가 자사 핵심 사업의 다음 단계라고 믿고 자금을 배정하고 있다. 네이버의 본업이 본래 한국인의 ‘구매 의도의 순간’ 길목을 지키는 통행세 비즈니스라는 점을 떠올리면, 그 믿음은 합리적이다.

이렇게 네이버는 제품군과 거대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그리고 자금을 모두 갖췄다. 그러나 그들에게 아직 없는 것은 이것들이 실제로 ‘의미 있는 수준’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다. 다행히 네이버 경영진은 주변의 들뜬 분위기와 달리 이 점에 대해 상당히 신중하다.

여기서 매우 민감한 통계 하나를 짚고 가야 한다. 한국의 승리를 바라는 사람들조차 가장 오독하기 쉬운 수치이기 때문이다.

2026년 3월, 네이버 쇼핑 앱(플러스스토어)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단 한 달 만에 약 9퍼센트 증가하며 약 780만 명이라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성급한 사람들은 이 폭발적 성장을 두고 “에이전트 기술이 드디어 통했다”거나 “똑똑한 AI 비서가 대중을 끌어들였다”고 해석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정작 네이버 자신은 그렇게 주장하지 않았다. 객관적으로 보면 상황은 더 복잡하다. 네이버는 이 성장의 배경으로 새로운 AI 기능 도입뿐 아니라 대규모 물류 고도화, 판매 카테고리 확장 등 여러 변수가 함께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에이전트만의 성과로 돌리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네이버의 자체 평가에 따르면 에이전트의 초기 효과는 소비자 체류 시간 증가와 상품 클릭률(CTR) 상승에서 뚜렷이 관찰되었을 뿐, 실제 판매 전환 지표는 아직 의미 있게 움직이지 않았다. 게다가 업계 분석가들은 이 갑작스러운 반등에 대해 에이전트와 무관한 또 다른 큰 변수를 지목했다. 그 시점이 제3장에서 다룬 쿠팡의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 사고, 즉 한국 이커머스 역사상 가장 큰 ‘신뢰 사고’ 직후와 일치한다는 사실이다. 쿠팡에 대한 신뢰를 잃은 소비자들이 다른 탈출구를 찾기 시작했고, 네이버가 그 수혜자로 떠올랐다.

이 대목을 잠시 곱씹어 보자. 이 현상은 이 책이 일관되게 짚어 온 구조를 한눈에 보여 준다. 2026년 초 한국의 에이전틱 커머스 지표가 보여 준 가장 뚜렷한 급증은 에이전트 기술의 눈부신 유용성 때문이 아니었다. 경쟁자가 보여 준 치명적인 신뢰 붕괴 때문이었다. 소비자들이 네이버의 똑똑한 기계에 반해 몰려든 것이 아니라, 상당수는 쿠팡이라는 거대 플랫폼에 공포를 느끼고 도망쳐 온 ‘난민’이었다. 에이전트라는 흐름보다 신뢰라는 또 다른 변수가 사용자 이동을 만들어 내는 데 훨씬 강력하게 작동했다. 기술의 고도화가 아니라 신뢰의 획득이 결국 이 거대한 싸움의 승패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라는 이 책의 명제를 보여 주는 단일 사례로 이보다 분명한 것은 없다. 역대 최고치를 만든 것은 가장 영리한 에이전트가 아니라 가장 큰 보안 사고였다.

통계적 착시를 걷어 내면, 네이버가 자사 에이전트의 성과로 솔직하게 내세울 수 있는 지표는 ‘사용자 인게이지먼트(밀착도)’일 뿐, 실제 판매량이 아니다. 네이버 쇼핑 앱의 누적 다운로드는 약 1,576만 건에 이르고, 사용자의 앱 내 평균 체류 시간은 이전 대비 약 2.3배 늘었다. 분명 가치 있는 성과다. 그러나 이 수치는 ‘주의’를 보여 줄 뿐 ‘돈’의 흐름을 보여 주는 지표가 아니다. 에이전트가 실제로 완료한 쇼핑 규모가 얼마인지, 기계가 고른 상품에 사람이 승인을 더해 얼마의 돈이 움직였는지 네이버는 끝내 입을 다물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이는 네이버만의 침묵이 아니라 한국 플랫폼 기업 전체의 침묵이다. 에이전트는 시장의 관심을 모으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그 관심이 실제로 매장의 금고를 채우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해 주는 공개된 지표는 없다. 그리고 우리가 본 노트북 시연이 보여 주듯, 매장에 들어오는 인파의 속도가 비서가 고객을 제대로 모시는 역량의 향상 속도보다 빠르게 흐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카카오는 네이버와 다른 출발선에서 다른 방식으로 경주에 임하고 있다. 카카오의 승부수는 네이버와는 완전히 다른 구조이므로 명확히 짚을 필요가 있다.

네이버의 핵심이 ‘검색’이라서 검색창 자체를 에이전트로 진화시키려 한다면, 카카오의 절대 무기는 한국 스마트폰의 약 99퍼센트에 설치되어 있는 카카오톡이다. 그래서 카카오는 일상의 ‘대화’ 창 자체를 상점으로 바꾸려 한다. 2026년 4월부터 카카오는 카카오톡 안에서 대화형 에이전틱 커머스 시범 서비스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자사의 차세대 AI 비서(Kanana), 대화창 인터페이스, 그리고 기존 카카오톡 선물하기 마켓플레이스를 묶어, 이론상 소비자가 대화창 밖으로 한 걸음도 나가지 않고 탐색·결정·결제까지 한 호흡에 끝낼 수 있는 구조다. 이것이 그들의 비전이다. 그러나 카카오 대표는 실상에 대해 솔직했다. 봄철 실적 발표에서 그는 AI 기술의 진보 속도가 아무리 빠르더라도, 현재 실제로 제공되는 수준은 여전히 초기 단계의 단순 검색과 상품 추천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대화창을 벗어나지 않고 실시간으로 구매를 완료하는 완결형 경험은 여전히 약속에 머물 뿐, 현실이 아니라는 뜻이다. 결제는 도달해야 할 목적지이지 작동하고 있는 현실이 아니다.

카카오는 단순 시범 운영을 넘어 좀 더 구체적인 전략도 병행했다. 자사 대화창을 외부 유통 대기업에 개방한 것이다. 2026년 3월, 카카오는 챗GPT 기반의 카카오톡 AI 비서 툴을 개편해, 한국의 대표 이커머스 강자인 올리브영, 무신사, 현대백화점 그룹 계열 채널을 카카오톡 내부로 끌어들였다. 사용자는 다른 앱으로 전환하지 않고 대화창 안에서 이 매장들의 상품을 조회하고 추천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 메커니즘의 작동 원리는 정확히 짚어 둘 필요가 있다. 카카오가 자체 개발한 단일 프로토콜을 파트너사에 강제한 것이 아니다. 결합을 가능하게 한 핵심 고리는 오히려 파트너인 무신사가 직접 만들었다. 무신사는 미국 장에서 다룬 글로벌 표준 에이전트 커머스 프로토콜에 맞춰, 기계가 즉시 해독할 수 있는 자체 ‘머신 리더블 커머스 인터페이스’를 설계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소비자와 소통하는 대화 표면을 제공할 뿐이며, 입점 기업들이 저마다의 속도로 자신의 시스템을 그 위에 붙여 가는 구조다. 현재 구현된 기능도 거래 루프의 전반부인 상품 발견과 추천 단계에 머물러 있고, 최종 결제(체크아웃)의 장벽은 여전히 넘지 못했다.

그럼에도 카카오는 대중의 시선을 끄는 헤드라인 수치를 발표하는 데 성공했고, 이 지표는 좋은 반면교사가 된다. 봄철 투자자 브리핑에서 카카오는 카카오톡 AI 비서 서비스의 누적 가입자 수가 1,1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약 5,100만 인구 가운데 1,100만이라는 수치는 분명 인상적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누적 가입자 수’일 뿐, 실질적인 활성 사용자 수가 아니고, 그 앱을 통해 실제로 구매한 사용자 수는 더더욱 아니다. 카카오 역시 이 헤드라인 수치를 공개하면서 실질 활성 사용자 수나 메시지 송수신 규모는 증가세이지만 헤드라인 가입자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솔직히 밝혔다. 1,100만은 ‘대문의 크기’를 보여 줄 뿐, 그 대문을 통과해 실제로 물건을 산 ‘손님의 규모’가 아니다. 이는 이 책이 일관되게 지켜 온 분석 원칙을 다시 확인시켜 주는 사례다. 가입은 활성이 아니고, 활성은 구매가 아니며, 비즈니스를 증명하는 유일한 실체는 실제 구매다. 한국의 에이전틱 커머스 지표는 예외 없이 구매 여정의 맨 앞단에 쏠려 있다. 가장 끝자락의 ‘실제 거래액’이라는 수치는 아직 세상에 없다.

그리고 이는 이 장에서 가장 묵직한 사실로 이어진다. 그 사실은 어떤 발표가 아니라 ‘침묵’ 속에 있다.

한국 최대의 온라인 유통 기업이자, 국민에게 매일 필요한 물건을 기계에 맡기는 습관을 심어 준 장본인이며, 한국에서 가장 정밀한 구매 데이터와 가장 거대한 물류망을 가졌고, 자동 구매 대행 에이전트가 작동했을 때 가장 큰 이득을 누릴 수 있는 기업이, 소비자용 쇼핑 에이전트를 아예 만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쿠팡은 2026년 봄까지 자사의 어떤 공식 공시·발표 자료에서도 네이버나 카카오가 매달리는 ‘대화형 쇼핑 에이전트 비서’와 유사한 서비스를 출시했거나 준비 중이라고 밝힌 적이 없다. 쿠팡의 창업자가 투자자 앞에서 AI의 필요성을 강조할 때조차, 그가 말하는 AI는 늘 다른 것이었다. 물류 센터의 전면 무인 자동화, 창고 로봇 제어, 물동량을 예측해 배송 노선을 재설계하는 머신러닝, 즉 ‘상자를 빠르고 값싸게 문 앞에 도달시켜 물리적 한계 비용을 낮추고 마진을 올리는 기술’이다. 쿠팡은 이미 2024년에 발표한 대로 2027년까지 무인 자동화 물류망 구축에 약 3조 원의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쿠팡의 AI 투자 규모는 누구보다 크고 진지하다. 다만 그들이 바라보는 방향이 네이버나 카카오와 정반대일 뿐이다. 그들은 매장 전면에서 소비자와 노닥거리는 말동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건물의 지하에서 묵묵히 흐르는 결제·물류 파이프라인을 다듬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는 분명한 ‘전략적 분기’이며, 한국 커머스 업계에서 가장 본질적인 철학적 갈등이라 할 만하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쇼핑의 미래가 ‘대화’에 있다고 보고, 소비자와 가장 가까이서 이야기하는 똑똑한 에이전트를 손에 쥔 플랫폼이 결국 소비자의 전체 삶을 지배하리라 믿고 베팅한다. 반면 쿠팡은 자신의 침묵을 통해, 쇼핑의 본질은 결국 ‘물류업’이며 무너뜨릴 수 없는 요새는 물리적 창고와 촘촘한 배송 트랙, 서비스 원가 경쟁력이라고 말한다. 그들의 관점에서 대화창 인터페이스는 본질을 가리는 장식이며, 진짜 승부를 결정하는 묵직한 하드웨어 엔진 구축에 방해가 될 뿐이다. 두 진영의 선택이 모두 정답일 수는 없다. 에이전트가 정말 미래의 새로운 입구가 된다면 쿠팡은 위험한 위치에 놓이게 될 것이다. 반대로 에이전트가 잠시의 유행에 그치고 본질이 여전히 물리적 효율성에 머문다면, 쿠팡은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기본 체력을 지킨 거인으로 남을 것이다. 어느 쪽이 맞을지는 단언할 수 없으며, 사실 업계의 누구도 모른다. 이것이 단순한 승패 예측을 넘어 진짜 지형을 보는 전략적 분기점이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에서 가장 유리한 무기를 가진 유통 패권 기업이 이 화려한 에이전틱 커머스 경주를 지켜본 뒤 완전히 다른 길로 묵묵히 걸어갔다는 사실만으로도, 대화형 에이전트가 당연히 다가올 미래라고 단정하는 분위기에 제동을 걸기에 충분하다. 강력한 우승 후보가 트랙에 등록조차 하지 않았다.

이로써 제4부는 결승선에 한참 못 미친 채 막을 내린다. 한국은 일찍이 정밀하게 닦아 둔 결제 레일을 가졌다. 한국은 국민의 일상에 새겨진 쇼핑 의식도 가졌다. 이 구조적 강점은 분명한 실체이며, 한국 시장을 전 세계가 주목해야 할 자리로 만드는 동력이다. 그러나 인프라적 강점은 비즈니스의 성공 조건일 뿐 결실 자체는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본 실제 성적표는 다음과 같다.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한 노트북을 추천하는 어설픈 베타 버전, 에이전트 자체의 영리함이 아닌 경쟁사의 사고로 인한 반사이익형 사용자 반등, 결제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단순 추천에 머문 메신저 시범, 실질 매출이 아닌 가입자 수만 세는 공허한 지표, 그리고 트랙 바깥을 걷고 있는 시장 지배 유통 기업의 모습. 한국은 달리고 있으나 아직 도착하지 못했다. 그리고 한국이 결승선을 넘을 수 있을지는, 잘 갖춰진 결제 레일이나 오랜 쇼핑 습관보다, 이 책이 반복해서 강조해 온 단 하나의 본질에 달려 있다. 한국 대중과 그들을 규율하는 사법 질서가 과연 기계에게 결제 권한을 통째로 맡길 만큼의 ‘신뢰’를 보낼 것인가의 문제다. 이것이 완결형 결제 단계로 들어가는 통제문이다. 이 책의 남은 부들은 그 문이 열릴 것인가에 대한 추적이다.

주석

본 장에서 다룬 한국 기업의 제품 출시 상황 및 기술 세부는 기업의 공식 발표와 공신력 있는 경제·IT 매체 보도를 대조해 검증했다. 누적 가입자 수, 사용자 반응 지표, 기업의 자본 투자 등 모든 수치는 발표 기준의 한계를 명시했으며, 이를 에이전트 귀속 실제 매출처럼 가장하지 않았다. 쇼핑 에이전트 귀속 매출 지표는 한국 어떤 유통 대기업도 공개한 적이 없다.

  • 노트북 시연 보도: 디지털투데이 안신혜 기자 보도(2026년 3월 11일자). 네이버 쇼핑 AI 에이전트가 메모리 확장 가능 노트북을 요청받았음에도 일체형 RAM 모델을 추천했으며, 후속 질문에서 대화 맥락을 잃고 같은 답을 반복.

  • 네이버 에이전트 제품 라인업: 2026년 2월 26일 플러스스토어 앱 내 대화형 쇼핑 AI 에이전트 베타 출시, 2026년 4월 27일경 검색 화면 내 AI 탭(AI Tab) 베타 개시(발표일 4월 28일), 2026년 상반기 정식 통합 예정. 비즈니스/광고주용 ‘에이전트 N for Business’는 2026년 하반기 출시 목표. 국내 IT 매체 보도(AI타임스, 서울경제신문, 코리아헤럴드, 2026년 2~4월) 및 네이버 2026년 1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2026년 4월 30일, 대표이사 최수연).

  • 네이버 GPU 투자 계획: 2025년 3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2025년 11월 5일)에서 네이버 CFO는 2026년부터 AI 인프라용 GPU 구매에만 약 1조 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발표. 총 설비투자가 아닌 순수 GPU 구매 가이드라인.

  • 네이버 플러스스토어 MAU 급증 및 배경: 2026년 3월 MAU가 전월 대비 약 9.3퍼센트 증가한 약 780만 명으로 최고치 경신. 네이버는 AI 단독 효과가 아닌 물류 고도화, 카테고리 다양화의 시너지로 설명. 시장 분석가들은 쿠팡의 정보 유출 사고로 인한 대안 상점 반사이익을 핵심 요인으로 지목. 네이버는 에이전트 효과를 판매 전환이 아닌 체류 시간과 클릭 수 상승 수준으로 한정. 테크엠 2026년 4월 3일자 등 보도, 업계 분석가 리포트(2026년 4월). 쿠팡 정보 유출 사고는 제3장 참조.

  • 네이버 에이전트 인게이지먼트 지표: 2026년 1분기 기준 플러스스토어 누적 다운로드 약 1,576만 건, 앱 평균 체류 시간 약 2.3배 증가. 네이버가 공개한 에이전트 관련 지표는 모두 인게이지먼트 지표이며, 판매 지표는 없음. 서울경제신문 2026년 4월 보도. 에이전트 귀속 실질 매출 지표는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음(제9장 참조).

  • 카카오 AI 비서 및 대화형 커머스: 2026년 4월부터 카카오는 AI 비서(카나나, Kanana), 대화창 인프라, 선물하기 쇼핑 플랫폼을 결합한 대화형 커머스 시범 운영. 카카오 대표 정신아는 2026년 1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2026년 5월 7일)에서 서비스가 여전히 초기 검색·추천 단계에 머물러 있음을 시인. 디지털데일리 등 보도 종합.

  • 카카오 외부 유통 채널 연동: 2026년 3월 24일, 카카오는 챗GPT 기반 카카오톡 제휴 확장 툴을 개편해 올리브영, 무신사, 현대백화점 계열 채널을 카카오톡 대화 내부로 유입. 무신사는 카카오 자체 프로토콜이 아닌 제8장에서 다룬 미국 표준 에이전틱 프로토콜 규격을 차용한 자체 머신 리더블 커머스 인터페이스(API)를 부설. 출시 결합은 추천·발견 단계이며 완결형 체크아웃은 미구현. 카카오 및 파트너 공동 발표(무신사 뉴스룸, 서울경제, 아시아경제, 2026년 3월 24일).

  • 카카오 AI 비서 누적 가입자: 카카오는 카카오톡 내 ChatGPT 기반 제휴 비서 누적 가입자 1,100만 명 돌파(2026년 5월 7일 실적 발표). 단 이는 가입 등록 총계이며, 정기적 활성 사용자 수와 전체 대화 횟수는 해당 누적치의 미미한 일부 수준이라고 시인. 카카오 2026년 1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2026년 5월 7일).

  • 쿠팡의 에이전트 침묵과 물류 AI 집중: 쿠팡은 2026년 봄까지 공시·실적 발표 전반에서 소비자용 쇼핑 대행 에이전트 개발 또는 연동 계획에 대해 침묵. 창업자 김범석 의장은 투자자 브리핑에서 AI 인프라 투자 목표를 물류센터 자동화, 창고 로봇 제어, 물동량 예측, 배송 경로 자율 최적화로 한정. 2027년까지 약 3조 원 규모의 무인 자동화 물류망 구축 투자를 이어감(2024년 발표). 쿠팡 2026년 1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2026년 5월 5일) 및 쿠팡 투자 계획 공시(2024년 3월 27일). 쿠팡의 에이전트 커머스 부문 전면 배제 양상은 쿠팡 IR과 네이버·카카오의 행보 차이를 대조해 확인됨.